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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가 발전소로…SK에너지, '에너지 슈퍼스테이션' 본격 추진

SK에너지, 1년 내 100개소, 3년 내 1000개소로 확대 계획
총투입비 4조원 이상, 재무적투자자와 SPC 형태로 진행
지역 상황 고려 블룸SK, 두산퓨얼셀 연료전지 선택 구축

 

지난 6월 28일 서울 금천구 SK박미주유소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에 황수성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반실장(오른쪽 2번째)이 방문해 사무동건물 옥상에 설치된 수소연료전지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윤병효 기자
지난 6월 28일 서울 금천구 SK박미주유소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에 황수성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반실장(오른쪽 2번째)이 방문해 사무동건물 옥상에 설치된 수소연료전지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윤병효 기자

 

SK에너지가 주유소에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해 발전사업까지 하는 에너지 슈퍼스테이션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3년내 1000개소, 궁극적으로 약 2000개소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단, 수소발전시장에 대한 여건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서 과연 SK에너지가 어떻게 수익성을 확보할 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6월 28일 서울 금천구 SK박미주유소에 황수성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반실장이 방문했다. SK박미주유소는 2021년 12월 규제샌드박스로 구축된 1호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이다.

지난 9일 소방기준 개정으로 주유소에서 수소연료전지 발전사업이 가능해짐에 따라 28일부로 에너지 슈퍼스테이션 사업은 규제샌드박스가 종료되고, 정식 사업으로 전환됐다. 박미주유소의 약 1년 6개월 간의 실증 결과 안전성이 입증되면서 정식 사업이 가능해졌다. 황 실장은 이를 기념해 현장을 방문했다.

SK에너지는 에너지 슈퍼스테이션 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1년내 100개소, 3년내 1000개소를 구축하고 궁극적으로 2000여개소를 구축할 계획이다. 

에너지 슈퍼스테이션 사업은 기존 주유소에 기본적으로 수소연료전지와 태양광 설비를 설치해 발전사업을 하고 여기에 전기차 및 수소차 충전시설과 편의점, 카페 등 편의시설까지 구축하는 것이다.

핵심은 수소연료전지 발전사업이다. SK박미주유소에는 블룸SK퓨얼셀의 50kW급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6개 모듈로 총 300kW급이 설치돼 운영 중이다. SK에너지는 서울 양천구 개나리주유소와 영등포구 신길동 주유소에서도 에너지 슈퍼스테이션 규제샌드박스를 진행 중인데, 이 곳에는 두산퓨얼셀의 고분자전해질 연료전지(PEMFC)가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SK에너지 관계자는 "본격적인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에는 용량이 10% 늘어난 330kW 연료전지가 설치될 예정"이라며 "그룹사 제품만 고집하지 않고 지역 특성에 맞는 방식을 택해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PEMFC는 약 100℃ 이하의 저온 가동에 효율이 85%가량이고, SOFC는 650~850℃의 고온 가동에 효율이 99%로 가장 높다는 특징이 있다.


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SK박미주유소 에너지 슈퍼스테이션. 사진=윤병효 기자
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SK박미주유소 에너지 슈퍼스테이션. 사진=윤병효 기자
 

SK에너지는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의 장점으로 ▲분산에너지 및 수소에너지 활성화 ▲전통에너지 사업의 업그레이드를 통한 정의로운 전환 ▲도심 발전으로 분산 효과 ▲발전소 및 송전선 건설에 따른 사회적비용 절감 ▲탄소중립 기여 ▲주유소의 미래 비전 제시 등을 꼽으며 사업 확대 당위성을 설명했다.

SK에너지에 따르면 박미주유소 에너지 슈퍼스테이션 구축에 정부 지원 없이 총 25억원이 투입됐다. 관계자는 "다른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에는 불필요한 장비 등을 빼 이보다는 적게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개소당 투입비가 20억원이라고 해도 2000개소에는 총 4조원이 필요하다. 현재 SK에너지의 현금은 약 2조8600억원, 부채율은 248%에 이른다. 

관계자는 "FI(재무적 투자자)와 SPC(특수목적법인) 형태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FI 수익을 나눠주고도 BEP(손익분기점)는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자영주유소의 경우 SK에너지가 주유소를 임대해 직접 설비 구축 및 사업을 진행한다.

일각에서는 과연 에너지 슈퍼스테이션 사업이 수익성이 될까라는 의구심이 있다. 

정부는 올해부터 연간 1.3TWh 규모의 일반수소발전 입찰시장을 개설했다. 용량으로는 200MW, 계약기간은 20년이다. 현재 전국에 구축된 발전용 수소연료전지가 880MW이고, 계획 용량도 적지 않다. 여기에 SK에너지가 330kW급 2000개소를 구축하면 총 용량은 660MW이다. 시장 규모에 비해 공급경쟁이 치열해 수익성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내년부터 청정수소발전 입찰시장이 추가 개설되고, SK그룹이 수소사업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충분히 활용하면 경쟁사보다 우수한 여건을 갖출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수소연료전지 제조, SK E&S는 액화수소 및 청정수소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윤병효 기자 chyybh@electimes.com 기자의 다른기사

출처 : 전기신문(https://www.electimes.com)